바보 부부 피서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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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병윤 댓글 0건 조회 3,806회 작성일 13-08-0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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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부부 피서일기
                     
                                           邵頂 鄭炳允


햇볕이 세수 할 쯤
후덥지근 하더니
정오에 이르니 푹푹 찐다.
에어컨 실외기 달리는 속도에 숨가쁘다.
녀석 병날까 걱정된다 했더니
아내는 걱정도 팔자라 한다.
녀석 혹사한 만큼 보장된 휴가가 길다 한다.

갓 찐 옥수수가 나온다.
휴가 보너스란다.
마누라 고마워 했더니 "할멈"으로 호칭 바꾸는 연습을 주문한다.
할일 많이 남은 우리 부부 세월의 나이테 무시해도 된다 했다.

불쑥 주름살 제법인 아내의 손을 내어민다.
왠지 미안했다.
당신 훌륭한데 못난 나를 만나 울퉁불퉁 구불구불 고생길 걷게하여
미안하다 했다.
천만의 말씀이라 한다.
곁눈질 한번 없이 열심히 살아오신 낭군, 사랑하고 존경하며
자랑스럽다 했다.
못난이 힘내게 하고 살맛나게 하는 아내의 주문이다.

우리 부부 바보인가 봐.
그리고 웃었다.
고생길에 돈 뿌리는 피서휴가 객들 흉도 보며
우리 피서법 최고라 짝짝꿍 하며
어째도 행복하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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